마음이 깃들 본연의 자리를 그리워하게 하소서
저 멀리 역사적인 종말이
우리를 부르고 있는 것을 저희들은 몰랐고,
아버지께서 저희들을 드높이 세우시고
저희들의 가야 할 길을 재촉하셨다는 것도 몰랐나이다.
아버지!
이렇게 무지한 저희들이 곁길로 갈 적마다
앞길로 인도하시어서
역사의 종말시기인 오늘날까지 이끌어 오시기에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하셨던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옵니다.
아버지시여!
저희의 마음이 어디에 깃들고자 하옵니까?
또 저희의 몸이 어디에 머물고자 하옵니까?
저희의 마음과 몸이 깃들어야 할 곳은
본연의 깊은 아버지의 사랑의 중심이라는 것을 알았사오니,
그 자리까지 가지 못한 뭇자녀들을,
아버지,
격려하여 주시옵소서.
아버님의 사랑이 없다면
저희들은 안식할 수 없사옵고,
아버님의 사랑이 없다면
저희들은 아버님의 심정을 느낄 수 없사오니,
결핍된 저희들의 마음에
아버님의 사랑의 물결을 퍼부어 주시옵고,
재생의 은사를 불러일으켜 주시옵소서.
저희들이 그 자리를 그리워하는 데는
눈이 시리도록 그리워해야 되겠고,
그 자리를 사모하는 데는
마음이 아프도록 사모해야 되겠사옵니다.
또한 그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모진 투쟁을 해야 되겠사옵고,
천번 만번 망하여 쓰러져서 패자의 서러움을 당할지라도
또다시 재기하여
싸워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 저희의 의무인 줄 알고 있사오니,
아버님이여,
저희의 마음과 몸을 친히 지휘하여 주시어서,
이 싸움에서 패배자가 되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모든 말씀 참부모님의 성호 받들어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주.
(1967년 5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