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볼 때 오늘의 이 세계의 혼란상, 만국의 가지각색의 문화 배경을 중심삼은 혼란상, 투쟁개념을 뺄 수 없는 현실사회의 혼란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두 세계를 청산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산주의도 세계적인 통일이념을 중심삼고 세계를 하나 만들기 위한 사상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그런 목표를 정해 가지고 지금까지 70여 년 동안 행세를 하고, 역사과정에 많은 사람을 희생시켜 오면서 자기들이 제일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미 다 실험 필했어요.
공산주의를 주장할 때 슬라브민족 제일주의를 중심삼은 공산주의를 주장했지, 초민족적 기준을 세울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공과 결연을 맺을 수 없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도 앵글로색슨 백인 제일주의를 중심삼은 민주주의를 주장할는지 모르지만, 그래 가지고는 안 돼요. 초민족적인 민주주의 개념세계를 아직까지 현현시키지 못했어요. 이렇게 볼 때, 미국의 민주주의도 실험 필했습니다. 거기에 얼마나 부정이 많아요?
선거로 민주주의의 명맥을 이어 나왔지만, 그 선거의 배후에 벌어지는 그 모든 추악상이란 것은…. 그런 소용돌이 가운데 세워진 민주주의체제가 행복이라든가 본연의 이상적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은 타당한 결론입니다.
인간들이 생각해서 그려 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한 이상 추구의 놀음은 다 해보았습니다. 역사적인 실체상으로 좌우의 사상적 체제를 갖추어 봤지만, 이것들은 전부 다 근원이 틀렸기 때문에….
요즘에 보게 되면, 인류 문화의 발전이 온대권 문명에…. 옛날에는 열대권 문명이었던 것이 지금은 온대권 문명입니다. 이집트문명이라든가 아시아에서의 인도문명이라든가 양자강을 중심삼은 중국문명, 이게 전부 다 열대권이예요. 오늘날 영국을 중심삼은 문명도 온대권이고, 미국도 온대권 문명이고, 일본도 온대권 문명이고, 전부 다 온대권 문명입니다. 이 온대권 문명이 정상적인 봄을 맞이해 가지고 열대권 문명으로부터 넘어온 것입니다. 이 온대권 문명은 가을 절기를 향한 문명권입니다. 오늘날 이 민주세계가 가을이 되었으니 겨울과 같은 문명권이 휩쓸어 오는데 그것이 공산주의입니다. 찬바람이 몰아치는 거예요. 들이치지요? 잔혹한 북풍한설이 몰아치는 것입니다. 그 바람이 얼마나 센지 잎이 떨어질 것이고, 가지가 부러지고, 나무가 자빠질 것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그 겨울을 뚫고 나갈 수 있는 생명력을 지녀 가지고, 그 겨울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됩니다. 새로운 생명을 가진 씨는 겨울에…. 씨라는 것은 대개 껍데기가 튼튼합니다. 호두 같은 것 말입니다. 그런 것은 물론이고, 조그만 솔씨도 전부 다 두 쪽으로 붙어 있는 것이 터져야 됩니다. 살아 있는 것은 터뜨리고 나와야 돼요. 그러나 죽어 있는 것은 못 나옵니다.
이 가을적인 문명에 시들어 떨어져 나가는 민주세계는 여지없이 떨어질 것입니다. 뿌리부터 전부 다 죽어 버리는 거예요. 겨울에는 다 죽어버리는 거라구요. 여기에서 살아 남아 가지고 겨울을 소화시켜 새로이 찾아오는 봄날에 이상적 본연의 뿌리를 뻗을 수 있어야 돼요. 그러한 새로운 역사적인 문화세계가 우리 인간세계 앞에 찾아오지 않으면 인류는 멸망입니다, 멸망. 그렇게 보는 거예요.
인간들이 잘났다고 하는 인물 가운데서 이러한 어려운 환경을 뚫고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 이것을 뚫고 나갈 수 있는 개인적 생명력의 자주자를 찾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인간세계는 종교를 추구해 나오게 되었다는 거예요. 인간 가지고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인류역사를 250만 년 잡고 있지만, 수천년 수만년 전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 양심적이었어요. 그들이 생각했던 것이 미급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찬가지였어요. 그들도 서로가 싸우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사람을 죽이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부족끼리 서로가 보호하고 서로가 공동으로 살기를 원했지만, 그것이 안 돼 나온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이와 같은 전쟁상과 참담한 역사 배경을 남기면서 수많은 민족으로 분열되어 오늘의 국가 형태를 갖추었던 것입니다. 옛날 사람들이 구상하였던 것과 마찬가지의 놀음을 하는 거예요. 옛날 사람은 부족을 형성했지만, 지금은 체제라든가 환경 여건이 좋으니만큼 국가 형태를 갖추었을 뿐이지, 마찬가지예요.
그러니 인간을 통해 가지고는 이상국가의 실현, 하나의 유토피아의 세계는 찾을 수 없습니다. 왜? 인간은 결과적 존재이기 때문에 원인의 세계를 인간이 유발시킬 수 없어요. 원인의 세계는, 신이 있다면 신으로 말미암지 않으면 안 돼요.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주장하는 사상적 기조위에 세운 국가는 몇백 년을 못 갑니다. 마르크스주의도 70년에 와서 한계에 도달했어요. 민족을 전부 소화하지 못해요. 국경을 넘어 여러 나라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요.
종교가 위대한 것은 국경을 넘는다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종교는, 더더구나 기독교 같은 종교는 수많은 민족을 소화하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그들이 바라는 모든 소원이라는 것은 자기 국가와 민족과 자기의 환경적 여건을 넘어 가지고 미래의 이상형을 이루는 거예요. 그 이상형을 그리는 데는 인간을 중심삼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중심삼고 그리는 겁니다. 그게 다르다는 것입니다.